상록수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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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빠와 아들
작성자: 성기만목사   등록일: 2014-08-15 20:16:52   조회: 2710  


지난 겨울에 상록수마을 식구가 된
초등학교 1학년 남자 아이가 있습니다

워낙 밝은 성격이어서
처음 왔을 때부터 적응을 잘 했습니다

잘 먹고 잘 자고
형들하고도 잘 어울리고
아무런 문제없이 적응을 잘 해주었습니다

형들에게도 잘 안기고
조금은 엄하게 하는 청지기에게도 잘 안겨서
귀여움을 독차지 했습니다

여느 남자 어린아이들처럼
어른들 턱수염이 신기한지 청지기 턱을 자주 만지기도 하고

큰 형들 팔을 만지며
근육을 보여 달라고 하기도 했습니다

여자 선생님들이나 누나들과도
잘 지내고 잘 안겨서 귀여움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여선생님들이나 누나들도
만지려고 해서 문제가 되었습니다

여선생님들과 누나들이 기겁을 하기 시작하자
녀석은 뭐가 잘못인지도 모르고
오히려 우울한 표정을 짓기 시작했습니다

야단을 치다가 웃기기도 하고
어이없기도 해서
같은 남자인 청지기가
그 사랑(?)을 감당하기로 했습니다

아빠 배에 올라타고 장난을 하는
그 또래의 다른 아이들처럼
녀석도 청지기에게 올라타기도 하고
배도 만지고 큰 문제없이 지내고 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녀석의 지나 온 이야기들을 자연스럽게 물어보게 되었는데

미혼모인 엄마와 살아서
아빠의 정은 모르고 자랐고
형편이 어려워져 엄마가 아는 사람의 집에 맡겼었는데
그 집 가족들이 유난히 다정한 사람들이었던 것 같았습니다

아직은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는 나이가 아니어서
확실한 정황을 알 수는 없지만

가족의 정이 그리웠던
지난날들의 이야기들을 들어주며
성교육이니 예절이니 가르치는 것 보다
많이 안아 주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오늘도 녀석은 청지기의 턱수염을 만지고 놉니다.
예쁜 녀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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