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록수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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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심1일
작성자: 성기만목사   등록일: 2015-01-02 07:17:13   조회: 2861  


상록수마을 청지기로 살아오면서
아이들 때문에 힘들 때도 있지만
아이들 때문에 가슴 뭉클할 때도 많이 있습니다

평소에는 불평불만이 많고 감사할 줄 모르고 사는 녀석들 같지만
어느 때 문득 속마음을 이야기할 때면 감동을 받곤 합니다

큰 녀석들은 청지기의 마음을 알고 있을 것이라고 그저 믿고 있습니다
혹 지금은 아니라고 해도 언젠가는 알아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린 아이들은 표현을 자주합니다

최근 환절기에 접어들며
아내가 자주 아파서 조금은 힘들게 지내고 있었는데

초등학교 1학년에 다니는 녀석이 갑자기
“목사님 제가 빨리 커야겠어요.”라고 하기에 이유를 물었더니
꿈이 과학자인데 빨리 커서 과학자가 되면
병이 빨리 낫는 약을 만들어 주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우습기도 했지만 기특하기도 하고 가슴 뭉클한 순간이었습니다

그리고는 방에 들어가서 한 참을 무언가 적어서 가져왔습니다
내용은 ‘제가 말을 안 들어서 많이 아프신 것 같아 죄송합니다
말 잘 들을 테니 아프지 마시고
제가 과학자가 될 때까지 오래오래 건강하세요’라는 내용이었습니다

큰 아이들도 읽어보더니
칭찬도 해주고 감동어린 저녁시간을 보냈습니다

다음 날 아침 어제 편지를 건네준 녀석의 울음소리에
깜짝 놀라 방으로 가보니

한 학년 위의 형하고 싸움이 붙어서
방안은 온통 난리가 났고
이불은 엉망이고
머리는 헝클어지고
얼굴에는 상처가 나 있었습니다

이유는 특별한 일도 아니었고...
그저 동생이 까불어서...
형이 때려서...

애거∼ 그럼 그렇지...
감동은 오래가지 못하고 말았습니다. ㅎㅎㅎ

아이들 때문에 울고 웃고 감동받고...
상록수마을 청지기로 살아가는 것이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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